CYBER BULLYING

<사이버불링>展은 우리 사회 깊은 곳까지 스며들어 버린 ‘사이버 폭력’에 대한 문제를 다룬다. 이번 전시에는 권지안(Collabo. 곽인상+ 서지현), 김길웅, 김창겸, 이경민, 이돈아, Sun siran(중국), Xia yan(중국) 등 9인의 작가가 참여한다. 권지안 작가는 익명의 가해자들이 자신을 비하하고 조롱하는 말로 사용했던 ‘사과’에 26가지 색을 칠하고 각각에 알파벳을 하나씩 부여한<Beyond the APPLE A-Z>을 선보인다. 이 작품은 자신을 괴롭힌 익명의 가해자들을 향한 권지안의 언어이자, 그들에게 진정한 사과를 촉구하는 피해자의 절규이다.

이경민 작가는 스파이 카메라를 등에 단 쥐의 시선을 통해 사이버불링의 익명의 가해자들을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작품 <Rodent Memory>는 스파이 카메라는 사이버불링 행위자들이 피해자를 관찰하고 침해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들은 “익명성이라는 가면을 쓴 채 개인의 사적인 영역에 무단으로 침입하고, 개인을 무력화시키는데, 그 과정에서 가해자 역시 피해자가 될 수 있음(글/한수지)”을 암시적으로 드러내준다.

중국 작가 손스안과 샤엔은 사이버불링이 중국에서도 심각한 문제임을 전하며, 근거없는 비방, 무차별적인 혐오가 어떻게 존재를 실제 현실에서 사라지게 만들 수 있는지, 그러한 폭력이 얼마나 무서운 속도로 퍼져나가는지를 작품을 통해 보여준다. 사이버불링은 이제 어떤 한 나라,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어느 나라에서든, 사이버불링의 피해자들의 삶은 깨지기 쉬운 유리상자처럼 위태롭기만 하다.

이돈아 작가는 렌티큘러 작품<Whispers and Shadows> 을 통해 이렇게 홀로 고통받는 피해자들을 위한 위로의 목소리를 건낸다. 더 이상 부정적인 에너지에 자신의 빛을 잃지 말고, 어두운 밤을 밝히는 붉은 꽃으로 피어나 자신의 행복을 찾기 바라는 마음을 작품을 통해 전한다.

김길웅 작가도 수백 개의 붉은 비행기에 상처입은 이들이 마음껏 다시 날 수 있기를 바라는 응원의 마음을 담았다. 작가는 다른이의 삶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야말로 우리가 사랑하는 이들을 지키기 위해 되찾아야 할 것임을 작품 <#BIG LOVE>를 통해 표현하고 있다. 보다 적극적으로 관객들이 직접 안티-사이버불링의 세계로 한 걸음 나아갈 수 있도록

권지안 Collabo. 곽인상+서지현 작가는 <Pictorial response>을 통해 조롱과 비난이라는 부정적 에너지를 긍정적인 예술적 에너지로 변환시키는 경험을 제안한다.

김창겸 작가는 자신의 작품 앞에 선 관객은 누구나 선한 메시지(선플)의 주인공이 되는 인터랙티브 작품을 선보인다. 작품 <selfie with comment>는 악의와 혐오로 가득한 사이버세상이 아니라, 선한 댓글이 주는 긍정적인 에너지로 충만한 사이버 세계를 경험할 수 있게 한다. 그러나 이렇게 사이버 세계가 더 이상 비인간적인 폭력으로 물들지 않도록, 본연의 순기능을 할 수 있도록 자정(自淨)시키는 것은 한, 두사람의 힘으로는 불가능하다. 사회적으로 연대하며 모두 함께 사이버불링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개선해 나가려는 마음이 모여야 비로소 그것이 가능하다.

이제 우리는 사이버불링은 타인을 향한 폭력이라는 사실을 제대로 직시해야 한다. 더이상 사이버불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없도록,

이번 전시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말은 하나다. “늦지 않았다. 바로 지금이, 사이버불링을 멈추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