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YBER BULLYING
사이버불링 Cyber Bullying ;
email이나 문자 메시지로 하는 “verballynching(말로 가하는 린치)”.
인터넷상(Cyber)에서 특정인을 집단적으로 괴롭히는 것(bullying)을 말한다.
‘사이버불링’의 가장 큰 특징은 익명성, 신속성, 광범위한 확산, 시각적 충격 등으로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_오픈 사전 발췌
김원근
Wongeun, Kim
연인 2.3 mx1.8mx1m, FRP 위에 채색, 2022
김원근 작가는 험상궂은 얼굴에 심드렁한 표정을 짓고, 화려한 옷차림을 한 허세 넘치는 ‘건달 아저씨’를 조각한다. 작가는 이 조각에 아무리 치장을 해도 여전히 콤플렉스 덩어리들일 뿐인 마음 약하고 소심한 현대인을 투영했다. 그러니 험악한 분위기의 겉모습만으로 상대를 판단하지 말자는 메시지를 전하며, 우리의 팍팍한 일상 속에 잠시 웃음지으며 타인을 공감하는 순간들을 만들고자 했다. 그런데 이 조각상이 악플의 원인이었다. 2019년 춘천조각심포지움에 출품한 그의 작품들이 공공조형물로 세워지면서, 갑자기 비난의 대상이 되었다. 심지어 작가 김원근에게도 악플이 쏟아지며 이 사건은 언론에 크게 보도되었다. 단지 흉측하다, 맘에 들지 않는다는 식으로 시작된 비난이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가며, 실제 조각상의 의미나 예술적 표현의 자유는 물론 개인의 인격까지 침해당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5년여가 지난 지금, 많은 이들이 엔젤맨, 공항남과 같은 김원근 작가의 조각상을 순수하고 귀엽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작가가 전하려 한 의미를 이해주기도 한다. 그러나 여전히 겉모습만보고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되는 이런 무차별적인 폭력은 작가에게 지워지지 않는 깊은 상처로 남았다.
김원근 Wongeun, Kim(b.1971)은 입체시각예술 조각 분야에서 광범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09년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 최우수상, 경기도 평화통일 미술대전에서 대상을 받았다. 10여회의 개인전을 비롯하여 100여회의 단체전에 참여하였다, 그 외에도 뉴욕, 마이애미, 홍콩, 상하이, 샌프란시스코 등의 국제아트페어, 터키 이즈미르, 일본 등의 국제조각심포지엄 등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그는 현재까지 돌. 세라믹. 나무. 시멘트. 등의 여러 가지 재료와 기법을 넘나들며 대형 작품에 화려한 한국적인 채색을 과감하게 표현하고 있다.
김진우
Jimwoo, Kim
말의 폭탄이 남긴 상처 2.5mx2.5mx1.5m, 스테인레스스틸, 철, 알미늄, 모터, LED, 센서, 2024
김진우 작가는 작품 <말의 폭탄이 남긴 상처>를 통해 사이버 공간에서의 부주의한 한마디가 초래하는 폭력과 상처에 대해 이야기한다. 익명으로 활동하는 사이버상에서는 현실보다 더 많은 폭력적 상황이 발생한다. 공격의 대상이 누군지도 모르고 피해를 당하기도 하고, 진위여부와 상관없이 마녀사냥을 벌이기도 한다. 누군가가 무심코 던진 말은 한 사람의 인격은 물론 그 주변의 모든 존재들을 절멸시킬 수 있을 정도의 위력을 갖는다. 실제로 몸에 생긴 상처는 치유하고 아물어가는 과정에서 회복되고 극복되기도 한다지만, 마음에 생긴 상처는 오히려 상처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그 치유도 어렵고 힘들다. 사이버불링의 피해자들의 산산히 부서져버린 마음과 정신의 상처들을 작가는 폭탄과 파편들을 상징하는 자신의 작품으로 전하려 한다. 수많은 인터넷 망으로 모두가 연결되는 초연결사회에서 말과 글은 양날의 칼처럼 잔혹한 폭력의 도구가 된다는 사실을 이제 외면해서는 안된다. 이유없는 편견이나 혐오가 없는 세상, 서로의 존재를 존중하고, 다름의 가치를 인정하는 사회를 향한 마음을 작가는 폭탄 속에서 피어나는 꽃아 우리에게 전하려 한다.
김진우 Jimwoo, Kim (b.1969)는 동역학, 기계설계는 물론 제작까지 능통하여, 기계와 철, 그리고 키네틱아트 작업을 접목한 설치미술작가로 활동해 오고 있다. 자연, 인간, 기계가 모두 동일원소로 연결되었다는 생각에 기반하여 신인류의 초상을 추적하고, 우리들의 인간상을 기계로 재해석하는 작품을 제작하고 있다. 2016년 장두건 미술상(포항시)을 수상하였고, 2017년 <진화의 비밀:#J-1>(포항시립미술관, 포항). 2016 <신인류, 숲을 거닐다>(대전시립미술관, 대전), <Out of Drawing> (Artspace H, 서울), 2015 <A Paradigm Shift>(Artspace H, 서울) 등 다수의 개인전을 개최하였다. 2024년 웹3.0시대의 예술(구하우스, 양평), 2023년 <렛츠 플레이아트>(예술의전당, 서울), 2022년 <창원조각비엔날레-억조창생(億造創生)>(성산아트홀,창원), 2021년 <강원국제트리엔날레-따스한 재생>(홍천), 2016년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鐵의정원>(포항영일대 해수욕장) 등의 단체전에 참여하였다.
서승준
Seungjun, Seo
Being in Play, 가변설치, 흙, 메탈, 거울, 2024
서승준 작가는 작품 <Being in Play>를 통해 디지털 공간에서 발생하는 사이버불링의 근본적 문제를 다루고 있다. 작가는 사이버불링은 사이버 세계 속에서 우리들이 맺고 있는 관계의 다층적인 존재론적 층위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혐오를 드러내고, 상대를 비난하는 사이버불링에는 항상 가해자와 피해자가 존재한다. 그리고 또 하나의 축이 더 있는데, 그것은 방관자다. 이 세 개의 축이 만들어낸 복잡한 관계들의 연쇄 속에서 수많은 문제들이 발생한다. 작품 <Being in Play>에 서승준 작가는 선택한 수많은 나의 역할, 입장, 모습이 만들어내는 세계의 무수한 관계망을 투영한다. 작품 속 거울에 반사되는 세라믹 돌의 형상은 우리 인간존재를 상징한다. 6면의 거울에 비친 6개의 상이한 세라믹 돌의 모습은 마치 디지털 공간에서 분열되고 중첩되는 우리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사이버 세계에서 우리는 언제든 피해자가 될 수도 있고, 방관자의 위치에 서서 지켜보기도 한다. 그리고 무심코 가해자가 되기도 하고, 어느 순간 고통받던 피해자였던 자신이 더 악랄한 가해자가 되기도 한다. 그것은 선택의 문제일까? 가해자, 피해자, 방관자가 뒤얽힌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 내가 선택한 역할로 모두가 상처를 입는 그런 관계성을 이제 끊어야 하지 않을까? 서승준 작가는 사이버불링으로 촉발되는 피해가 개별자들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 아니 현대사회가 직면한 문제임을 제대로 성찰하길 요구한다. 6개의 면을 가진 거울에 비친 다양한 역할 선택의 가능성 속에 있는 우리의 모습처럼, 사이버불링이라는 폭력은 타인의 일이 아니라 나 자신의 문제이자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사이버 세계는 물론 현실 사회에서도, 자신을 포함한 그 누구도 무차별적인 비난이나 차별, 혐오를 당하지 않고, 자유롭게 자신의 삶을 영위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은 모든 인간존재를 향한 존중의 마음이며, 사회의 구성원으로서의 책임의식이다. 작가는 인간존재를 향한 진심 어린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
서승준 Seungjun, Seo(b. 1971)은 도자조형, 설치 미술을 넘어서, 미디어 아트로 영역을 확장하며 국내외에서 활발한 전시 활동을 해오고 있다. 주요 전시로는 ‘LANDSCAPE’ (2024, LKate gallery, Seoul), ‘공예 트랜드 2022’, ‘실재와 부재’ (2022, Hakgojae Art Center), ‘NATURAL DISASTER’ (2019, GALLERY 101, ASHEVILLE NC, USA)등이 있다.
김태영
Taeyoung, Kim
Zero settings for 28th week, 아크릴부스, 전자기기, 가변설치, 2024
김태영 작가는 작품 <Zero settings for 28th week>을 통해 사이버불링 피해자들의 완벽한 회복을 위한 기계장치라는 영화적 상상력을 자신의 작품에 담았다. 작가는 인터넷 상에서 가해지는 사이버불링은 일종의 힘의 불균형 상태를 야기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존재 이전의 존재’로 만들어 모든 인간이 가진 증오와 혐오의 감정을 갖기 이전의 태초의 상태로 되돌리고자 한다. 인간의 경우, 수정된 태아는 28주가 지나면, 외부 세계를 인지하기 시작한다. 태아는 이 시기부터 눈을 뜨고 소통하기 시작하는데, 이때부터 뇌와 신경세포들이 폭발적으로 성장한다. 바로 이때 태아는 어떤 성향의 사람으로 평생을 살아갈지가 결정된다고 한다. 작가는 이런 과학적 연구결과 위에 예술적 상상력을 쌓아 올린다. 작품 제목이 암시하는 것처럼, 상처받은 이들, 잘못된 길을 걷게된 이들을 태아의 ‘28주차 상태’로 돌아가서, 처음부터 다시 세상을 인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Zero Setting” 상태를 작가는 관객들에게 체험해보길 권한다. 작가는 관객들을 위해 아래의 세세한 효과를 덧붙인다.
“오랫동안의 임상실험을 거친 본 치료장비 <Zero settings for 28th week>는 사이버불링의 피해자가 겪은 정신적, 심리적 상처 치료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것을 UG(Unknown Group)이 입증한다. 또한 사이버불링의 가해자들에게도 탁월한 치료 효과가 있다. 이들은 태아 수정 후 28주차 상태로 되돌려져, 앞으로 다시는 가해자가 될 수 없도록 깨끗한 생각, 사람에 대한 존중의 상태만 갖게 만들어주는 놀라운 기능까지 탑재했다. 당신은 1분 동안 Zero Setting 클리닉으로 ‘태아’상태로 되돌아가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김태영 Taeyoung, Kim(b. 1972)은 사진작가이자 미디어, 설치미술작가다. 그는 “모든 이야기는 공간에서 시작된다”고 믿는다. 인간, 사회, 문화에 공간이 미치는 영향에 주목하는 그는 너무도 빠르게 변화와 소멸을 반복하는 마을, 도시, 국가와 같은 ‘인간 공간’과 사건들에 관심을 갖고 작업을 해오고 있다. 주요 전시로는 영화 현장의 카메라 뒤의 ‘이름 모를 Staff’ 들을 기록한 ‘Backstage Heroes 사진전’ (2018, 신촌 살롱갤러리, 성수동)이 있으며, 러시아 문화부 초청영화제(2023), 서울관광재단 mice 유니크베뉴(2021) 등 다수의 단체전 및 영화제 참여하였다. 그 외 영화 <타짜>, <추격자>, <아저씨>, <내부자들>, <밀수>, <베테랑2>등의 작품에 로케이션매니저로 참여하였다.
권지안(솔비)
코메일 소헤일리 감독, Painting Through Pain, 17:42, 다큐멘터리, Single Channel, 17:42 , 2024
미국 뉴욕 페스티벌(*1957년부터 시작된 축제로, 매년 전 세계 80여개국에서 6만점 이상의 작품이 출품되는 세계 3대 광고축제이다) 2024 TV&FILM 어워즈에서 다큐멘터리 부문 은상을 수상한 작품 <PINTING THROUGH PAIN>은 가수 솔비가 겪은 사이버불링의 실상과 이를 이겨내기 위해 그림을 시작한 그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우리가 흔히 악플이라고 말하는 비난과 조롱 섞인 댓글은 생각보다 더 잔인하고, 가혹한 절망을 야기한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극심한 우울증과 자살충동을 느끼며 정신적으로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받는다. 익명성의 가면 아래에서 시작되는 악플은 삽시간에 퍼져나가고, 영원히 인터넷상에 남아 피해자를 옥죈다. 솔비는 가수로 활동하는 동안 수많은 악플들을 경험했지만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묵묵히 버텨야 했다. 하지만 딥페이크 영상까지 퍼지자 더 이상 견딜 수 없었고, 공권력에 호소하며 활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그러나 법은 현실보다 너무 멀리 있었고, 자신을 향한 인격살인이 범죄라는 인식보다, 돈벌이가 된다면 딥페이크 영상이나 근거없는 소문들을 계속 만들겠다는 가해자의 행태에 다시 한번 절망했다. 그녀는 스스로 다시 일어서기 위해, 다친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미술 작가로서 활동을 하게 되자, 이번에는 ‘사과는 그릴 줄 아느냐’는 조롱과 비난이 달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이번에는 맞서기로 한다. ‘사과’라는 상징을 재해석하여 현실과 이상을 동시에 보여주려 한다. 그녀는 그렇게 그림의 기초라고들 말하는 ‘사과’를 이용해서, 조롱과 비난 대신 제대로 된 ‘사과(apology)’를 요구한다. 그녀는 이렇게 자신이 겪은 고통을 예술로 승화하여 희망을 담아내며 사이버불링의 현실을 세상에 알리기 시작했다. 이제 사이버불링과 같은 비방을 위해 언어가 아니라, 자신이 만든 사과 알파벳이 전하듯 사죄와 용서, 그리고 화해를 위한 언어로의 정화를 촉구한다. 사이버불링은 특정한 공인들만 당하는게 아니다. 지금 당신도, 당신의 아이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이제 사이버불링과 같은 비난의 언어는 멈추어야 한다. 다큐멘터리 <Painting through Pain>의 감독이자 제작자인 코메일 소헤일리(*그는 이란출신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그는 BBC, CNN와 같은 해외 채널에 다큐멘터리를 제작해왔으며 부천 판타스틱 국제영화제에서 NAFF상 등을 수상했다)는 솔비가 아닌 화가 권지안으로 활동하는 그녀의 용감한 행보를 통해 세상이 사이버불링의 폭력성을 제대로 인지할 수 있게 만들어주었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해당 다큐멘터리는 지난해 12월 미국 국제방송국 VOA 52를 통해 전 세계에 송출됐고, 사이버불링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며 큰 주목을 받았다.
권지안(b.1984)은 회화, 조각, 설치미술, 행위예술, 비디오아트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하며 최근 영화, 강연, 방송 등을 통해 사이버불링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제고에 나서고 있다. 곽인상(b.1979)은 실시간으로 수집되는 데이터를 활용하여 실시간 그래픽으로 시각화하는 Rea-time Visualization 작업을 통하여 세상에 쏟아지는 데이터를 작가의 시각으로 재해석하는 인터랙션 미디어 작업을 해오고 있다. 서지현(b.1985)은 시각디자인과 미디어테크놀로지가 중첩되는 미디어아트작업을 통해서 시대적 이슈, 사회적 아픔을 나누고 소통하는데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일로스
Eellos
new era : 욕망화된 세계, Digital film, Photography, 00:60, 2024
작가 일로스는 작품 <new era : 욕망화된 세계>를 통해서 현대사회가 디지털로 확장을 하는 과도기적 상황에서 디지털세계를 욕망하는 인간을 '꽃'으로 표현하며 가공화된 복제물들, 예를 들어 베어브릭과 같은 예술작품들과 대비적으로 드러내고자 한다. 작가는 실재하는 꽃을 메인 오브제로 삼고 그것을 수차례 겹쳐 찍어가며 현대의 축적된 욕망을 표현한다. 그는 원본과 복제, 끊임없는 반복, 재생산의 시스템 속에서 자신들의 분노와 혐오까지도 소비하는 끝없는 욕망의 소용돌이들을 품어 낸다. 자연의 순환은 시간이고, 모든 존재들의 터전인데, 사이버세상에서의 욕망의 소용돌이는 생명의 에너지가 향하는 재생과 상생과는 다른 방향으로 치닫는 것은 아닌지 반문한다. 어떤 이는 작품 <new era : 욕망화된 세계>을 보며 불편하기도 하고, 어색하기도 하고 어떤 이는 안정적인 느낌이나 재미를 느낄 수도 있다. 제각기 느끼는 이러한 복합적 감정이 바로 현대의 우리가 디지털 세상을 대하는 태도가 아닐까. 작가는 사회라는 테두리 안에서 왜곡되고 파편화되는 인간의 순수함에 대한 동경의 마음, 새로운 시대(new era)를 위한 휴머니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보기를 우리에게 제안한다.
일로스 Eellos(b.1985)는 사진과 영상 작업을 바탕으로 인간과 자연, 순환과 생명, 순수성과 사랑을 바탕으로 한 휴머니즘의 본질을 탐구하는 작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2025년 BE GENTLE WITH US(FEZH, 서울), 2024년 한국·독일·프랑스·영국 현대미술 작가展(APY(Art Project Y), 서울), 경계의 재구성(APY(Art Project Y), 서울), 뻑-온앤오프(Process ITW, 서울), 2023년 expressions and messages(리서울갤러리, 서울), 2022년 펄스픽션(도화서길, 서울), 2021년 BTBA 그룹전(갤러리 소공헌, 서울) 등 다수의 전시에 참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