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mpo, South Korea
Free Zone
한강, 프리존 강을 잃어버린 도시
2020년
Hosted by Gimpo Culture Foundation / Organized by Culture Nomad, SR Communication
상속된 기억(inherited memory) - 같은 공간, 같은 시간을 공유한 민족 또는 시민들이 겪었던 전쟁, 차별, 단절의 역사적 사건들 - 은 상처가 새겨진 기억, 트라우마(trauma)로 남아 그 사건을 직접 경험하지 못한 다음 세대까지 전이된다. 일제 강점기, 해방 공간의 좌우대립, 이어지는 전쟁과 분단의 경험은 한반도에 트라우마로 새겨져 지금도 우리의 생각과 활동에 강력한 기제로 작동하고 있다. 특별히, 한강의 입구에 위치하고 있는 김포는 한국 전쟁과 분단 이후, 삶의 공간이자 역동의 공간이었던 ‘강을 잃어버린’ 기억을 상속하고 있다. 우리의 현대사는 상속된 기억이 존재하는 공간으로 ‘광장과 국경:선 (Border)’ 의 두 가지 형태로 크게 나뉜다. 민주주의를 키우고 지켜 내었던 광장의 기억이 현재 진행형이라면, ‘국경:선(Border)’은 과거에 멈추어 여전히 공간을 남북으로 구분하며, 우리의 삶과 시민의 지향을 구분하고 있다. 한반도를 남북으로 구분하고, 육지와 강, 바다에 걸쳐 동서로 가로지르는 군사분계선은 우리 땅에 여전히 강력한 기제로 작동하고 있다. 1953년 정전협정은 내륙을 DMZ로 구분하며 경계를 완전히 구분하였지만, 육상과 달리 한강이 바다와 만나는 곳, 남북이 물길을 사이에 두고 바로 마주하고 있는 이 곳, 김포의 한강 하구는 민간 선박의 항행이 가능한 자유항행구역(Free Shipping Area) – 정전협정문 제1조 5항. 한강 하구의 수역으로서 그 한쪽과 다른 한쪽의 강 기슭이 각각 일방의 통제 하에 있는 곳은 쌍방의 민간 선박의 항행에 이를 개방한다 - 으로 두고 상호 통행을 약속하였다. 2018년 남북간 합의에 의하여 새롭게 규정된 한강 하구 공동이용 수역을 70년 미답의 공간에서 평화와 협력의 공간으로 다시 우리의 기억과 활동을 복원할 수 있을까? 민간의 항행이 약속되었으나 그렇지 못한 물길 Free Zone, 물의 국경선에 견고하게 작동하고 있는 ‘상속된 기억’ 에 대하여, 작가들의 선을 넘나드는 시선과 표현을 통하여 지금도 여전히 강을 잃어 버린 일상을 살아가는 시민들과 도시의 트라우마를 딛 고 ‘ 잃 어 버 린 강 으 로 의 접 근 – 시 민 들 의 활 동 과 상 상 력 의 복원, 경계 없는 도시의 가능성’ 으로의 여정을 시작하고자 한다